“어른들은 늦게 자면서 왜 어린이에게는 일찍 자라고 하는거죠?” Vs. “하루 종일 신나게 뛰어 놀고도 어린이들은 어떻게 에너자이져처럼 쌩쌩하죠? 왜 늦게까지 잠을 안잘까요?”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밤마다 치열한 잠자리 전쟁이 일어납니다. 빨리 자라는 어른들, 그리고 일찍 잠자기 싫다고 핑계를 대며 버티는 어린이 사이의 눈치싸움이 바로 그것이지요.
그런데 혹시, 기억하세요? 어린시절 잠들기 싫어했던 우리의 모습을요. 세상은 신기한 것 투성이였지요. 축구공 하나만으로도, 고무줄 한 가닥 만으로도 신나는 놀이가 펼쳐져 해가 지는 줄도, 배가 고픈줄도 몰랐을 정도였잖아요. 만화책은, TV는 또 얼마나 재미있던지…
그토록 신기했던 세상, 그렇게 신나던 놀이. 우리 아이들도 우리가 그랬던 것 처럼 신나는 시간을 보내고 신기한 세상을 맛보고 있다는 것을 잊고 지내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 혹시 ‘일찍 자야 키가 큰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로 어린이들의 소중한 시간과 행복한 경험을 가로막는 것은 아니겠지요?
하루하루 정신없이 바쁜 일과 덕분에 어쩌면 ‘키크기와 건강’을 핑계로 아이들의 진짜 속 마음을 몰라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이들이 잠자기 싫어하는 것은 실은 잠을 자기가 싫은 것이 아니라 ‘엄마, 아빠와 더 오래 함께 있고 싶어서’ 라는 결론을 경험을 통해 내렸습니다. 세상 끝까지 내 편인 사람을 끌어안고 토닥이면서 하루동안의 일을 이야기하고, 칭찬받고 위로받으며 잠드는 것이야 말로 가장 행복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방법일테니까요.
이 책은 꼭 안아주고 싶을 만큼 귀여운 어린이들의 모습을 유쾌하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련한 우리의 옛 기억을 불러 내어 살며시 웃음짓게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찍 자라고 등 떠미는 대신 아이와 잠자리에 누워 장난치고 낄낄거리고 떠들다 함께 잠 들어야겠습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엔 잠에서 깨면 아이의 얼굴을 제일 먼저 눈에 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