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세상에서 가장 긴 편지
강모경 / 새로운 귤 · 딱풀 바르는 방법 · 어룽어룽
권영세 / 하늘나라로 간 솜사탕 할아버지 · 거기 있었구나
김 곰 / 참 먼 쪽 · 있는 놈 없는 놈
김수희 / 풀려라 겨울 · 폭탄 터진 날
김규학 / 쌍봉낙타 · 애벌레 눈에는
김미영 / 즐거운 집 · ????
김 영 / 통 큰 할머니 감자탕 · 나머지 공부
김영서 / 꽃 · 등급
김영숙 / 사진 · 세상에서 가장 긴 편지
김영주 / 사랑이라는 믿음 · 입 큰 악어
김영철 / 진짜 단짝 · 손으로 걷는 사람
김완수 / 먹이 사슬 · 도토리
제2부 -지구가 꼭 붙잡았다
김이삭 / 가을 연못은 · 현수막 새
김혜태 / 못생긴 감자 · 친구
노원호 / 손잡이 · 우연히 별이 되고 보니
박방희 / 척 · 연필
백두현 / 첫눈 온 다음 날 · 방울토마토 농장에는
성환희 / 선물 · 깜짝 놀랐어요
손인선 / 참새들도 아는가 보다 · 까치 밥상
송명숙 / 하느님은 통화 중인가 봐요 · 한 줄로 서시오
박해경 / 지구가 꼭 붙잡았다 · 걱정
신소담 / 가게 보는 날 · 애썼다
신여다야 / 강낭당랑망방상 · 별걱정
제3부 -타이어 목걸이를 한 바다악어
신형건 / 매미가 고장 났다고? · 플라스틱 갑옷
이근정 / 아무도 모른다 · 너 왜 거기 있니? · 우리가 몰랐던 사실
우남희 / 휴, 다행이야 · 초승달
윤희순 / 곡선 길 · 두더지 되기
이경모 / 봄과 나비 · 단풍잎
이시향 / 꽃방귀 · 사춘기 누나
이재순 / 잠비 · 감기
이정인 / 빗물 채우기 · 개구리 한 분
황남선 / 가로등 · 타이어 목걸이를 한 바다악어
이정환 / 정글짐 · 강아지풀
정두리 / 서운해 · 소행성에 이름 붙이기
조명숙 / 젖 먹던 힘 · 이상한 관찰
조소정 / 매일꽃 · 말의 무게
차승호 / 지우개 · 정말 모르는 거야?
최 봄 / 도래도래 ·
▶다채로운 동시를 읽는 즐거움
한 편만 읽어도 좋은 시가 있지만 한 편을 읽고 나면 또 다른 시가 읽고 싶어지곤 합니다. 왠지 시는 연달아 몇 편을 읽고 나야 마음이 흡족해집니다. 또 시는 한 시인이 쓴 시들을 죽 읽는 것도 좋지만 여러 시인이 쓴 시들을 번갈아 읽으면 더 읽는 맛이 납니다. 어쩌면 한 꽃송이를 보는 것보다 색색의 여러 꽃송이를 보고 또 제각각인 향기를 맡으면 더 큰 즐거움을 얻는 것처럼 말이에요. <푸른 동시놀이터>에 모인 여러 시인들의 시를 함께 읽는 일이 바로 그와 같습니다. -「머리글」 중에서
이 앤솔러지를 엮은 신형건 시인이 머리글에 밝힌 것처럼 『매미가 고장 났다고?』에 실린 시들은 43명이나 되는 시인들 숫자만큼이나 다채롭다. 맑고 투명한 목소리로 자연을 노래한 시, 자연에 슬쩍 빗대어 우리 이웃의 삶을 표현한 시, 아이들의 일상을 재기발랄하게 묘사한 시, 아이다운 시선으로 무겁지 않게 우리 현실을 비판한 시까지 43명의 시인들이 각 시인마다 다르게, 또 한 시인이 쓴 2~5편의 시들끼리도 서로 다르게 다양한 동시 세계를 한껏 펼쳐 보인다.
널 보고/눈썹 같다/손톱 같다/귀걸이 같다/부메랑 같다고 하는데//달아, 넌/뭐 같았으면 좋겠니? -우남희, 「초승달」 전문
풀밭/느티나무 아래에 사는/개구리 한 마리//식구도 없이/외로이 사는/할아버지 개구리일지도 몰라//객 객 객 객/아침저녁/가래 끓는 소리 -이정인, 「개구리 한 분」 전문
저 눈부신 태양 끄고/가로등도 눕고 싶지 않을까?//야근하고 온 우리 아빠처럼. -황남선, 「가로등」 전문
매미가 고장 났다고? 어디가 고장 났는지 매미들이 시도 때도 없이 운다고? 하긴, 좀처럼 그칠 줄 모르니 그럴 지도 모르지. 플라타너스 그늘에서 시원한 목소리로 합창하던 매미들, 이젠 전봇대에 앉아서 울고, 아파트 벽에 매달려서 울고, 방충망에 딱 달라붙어서 울고, 운다, 울어! …(중략… 정말 모르는 걸까?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걸까? 진짜진짜 무엇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