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글
‘슬로 라이프’를 위한 ‘원 포인트 그림감상’을 권함
1장. 인간에 눈길을 보내다
새끼발가락| 슬픔에 슬픔을 더하다/ 빈센트 반 고흐, 「슬픔」
여인| 아내에게 바친 헌화가/ 박수근, 「나무와 두 여인」
남자의 뒤태| 뒤태로 말하는 남자/ 에드워드 호퍼, 「밤샘하는 사람들」
손동작| 투전꾼의 심리학/ 김득신, 「밀희투전」
황금비| 관능미 빵빵한 다나에/ 구스타프 클림트, 「다나에」
선비| 빨래터의 에로티시즘/ 김홍도, 「빨래터」
수염| 수염 하나 그렸을 뿐인데/ 마르셀 뒤샹, 「L. H. O. O. Q.」
사미승| ‘신 스틸러’가 펼치는 반전 드라마/ 신윤복, 「단오풍정」
여인| 돛배를 타고 찾아가는 영원한 안식처/ 카스파어 다비트 프리드리히, 「돛배 위에서」
아이| 아이가 숨어 있는 뜻/ 김득신, 「강변회음도」
손| 아주 특별한 손과 손 사이/ 앙리 마티스, 「춤 2」
누드| 체온이 느껴지는 추상/ 정점식, 「즉흥」
술주정| 술잔을 기울이며 희망에 취하다/ 이응노, 「취야」
손| 세상에서 가장 크고 따뜻한 손/ 오윤, 「애비와 아들」
실루엣| 얼굴 없는 실루엣으로 말하다/ 안중식, 「성재수간도」
눈빛| 눈빛으로 다시 쓴 평전/ 강형구, 「푸른색의 빈센트 반 고흐」
요정| 당신이 잠든 사이에/ 신선미, 「당신이 잠든 사이」
2장. 자연에 마음을 주다
소리| 폭포소리를 그리다/ 정선, 「박연폭포」
고목의 그림자| 돌담에 속삭이는 그림자같이/ 오지호, 「남향집」
하늘| 비로소 하늘을 그리다/ 존 컨스터블, 「건초마차」
달| 가난한 숲에도 달은 뜬다/ 김홍도, 「소림명월도」
바위| 큰 바위들의 기이한 초상/ 강세황, 「영통동구도」
나뭇가지| 기하학적 추상의 원석 같은 그림/ 피터르 몬드리안, 「붉은 나무」
등이 휜 소나무| 소나무, 그 외롭고 높고 쓸쓸한/ 이인상, 「설송도」
강변| 대동강이 낳은 첫 누드화/ 김관호, 「해질녘」
보름달| 심야의 분위기 메이커/ 김두량, 「월야산수도」
대나무| 병든
원 포인트 그림감상이란?
지은이의 전략은 이렇다. 그림을 구성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그중 소재면 소재, 물성이면 물성, 인물이면 인물, 사물이면 사물, 어느 하나의 요소에 집중하여 공략하는 그림감상법이다. 마치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배우 유오성(무대포 역이 “난 한 놈만 팬다”라고 외치며 한 목표물(?에만 돌진했듯이, ‘그림의 한 요소 패기’ 전략이다. 그렇게 하면 작품 전체 혹은 작가의 의도를 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원 포인트 그림감상은 빨리 보고 많이 보는 수박 겉핥기 식의 ‘패스트 감상’이 아니라 천천히 보고 찬찬히 살펴보는 ‘슬로감상’이라 할 수 있다. 대상을 좀 더 오래 관찰하고 작품을 곱씹어 보면 스스로 마음으로 감상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고, 그러면 작품에 보다 밀착하는 ‘깊은 감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그림을 감상하고 사유하는 시간을 위해 감상자와 그림 사이에 여백을 두자는 말이다. 그림은 화가의 마음이자 화가가 포착한 세상의 마음이기에, 화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지은이가 제안하는 그림감상은 작품을 구성하는 모든 조형요소를 제치고 한두 가지 요소에 집중하기 전략이다. 다시 말해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는 조형요소 중 한두 요소를 파고드는 감상법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느낌을 잃어버려선 안 된다. 작품은 관람자의 눈을 통해 감상당함으로써 비로소 생명을 얻기 때문이다. 감상하는 행위를 배제하면 작품은 생명을 잃은 하나의 사물에 불과하다. 감상은 작품에 관람자의 마음을 주고 전달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감상 포인트는 직접적·간접적 요소로 나누어 찾을 수 있겠다. 직접적인 요소로는 소재·구성·색상 등이 있고, 간접적인 요소로는 서명·낙관·작품명 등을 들 수 있다. 이중에서 초보자가 할 수 있는 최적의 감상 포인트는 ‘원 포인트 소재’에서 찾는 것이다. 감상 포인트를 소재에서 찾아 나름의 요령이 생기면 그때는 자기 방식으로 감상하면 된다. 물론 감상에 정답이란 없다.
원 포인트로 공략하는 초간단 그림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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