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레한 저녁, 잠시 멈춰선 숲가에서 계절이 말을 걸어온다.”
<가지 않은 길> 작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와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가 수잔 제퍼스의 그림이 선사하는
겨울 숲의 보석 같은 아름다움!
호기심 가득한 아이의 시선과 깊이 있는 어른의 사유가 공존하는 책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전해지는 가슴 먹먹한 자연의 아름다움
동요나 동시에 익숙한 어린이들에게 어른의 생각이 담긴 시를 소개하기란 쉽지 않다. 고차원적인 시의 상징과 비유를 해석하기도, 철학적인 내용을 이해하기도 어린이로서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동시를 졸업해야 할 어린이가 처음 접하는 시로 프로스트의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를 소개해 주는 것은 어떨까? 이상희 시인이 친근한 말투로 번역한 시와 소박하고도 담담한 화자의 시선을 쏙 빼닮은 수잔 제퍼스의 그림은 프로스트의 시를 감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는 로버트 프로스트와 수잔 제퍼스라는 대표적인 자연친화적 작가 두 사람이 만나서 완성한 걸작이다. 짧은 시가 담긴 그림책 한 권에 긴 여운과 깊은 생각, 순수한 기쁨이 모두 녹아 있다. 프로스트 특유의 친구에게 말하는 듯한 친근한 화법은 어렵지 않게 독자에게 다가가 시 속에 담긴 삶의 철학을 전해준다. 이들의 작품 속에는 겨울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자연이 가르쳐주는 것들, 이를 테면 풍요로움, 깊음, 장엄함, 질서 등 모든 아름다운 가치가 녹아 있다.
수잔 제퍼스는 어릴 적 눈보라를 관찰하던 호기심 넘치는 눈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작가다. 이 책의 그림을 그리면서 머물렀던 웨스트체스터는 눈 덮인 풍경이 곳곳에 그림같이 펼쳐지는 곳이었다고 한다. 과하지 않은 절제된 시선으로, 화자가 시선을 옮길 때마다 그림도 따라서 시선을 옮긴다. 이 절묘함이 독자로 하여금 마치 겨울 숲가에 서 있는 것 같고, 화자의 생각이 마치 내 생각인 것 같은 착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