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붓끝에서 꽃으로 피어나다!
글씨가 그림이 되어 살아 숨 쉬는 한글 그림책
한글은 이 세상의 수많은 문자 중에서 만든 사람과 시기는 물론이고, 만든 목적과 원리까지 밝혀진 유일한 문자로, 그 독창성과 과학성은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하지요. 그런데 한글에는 이와 같은 과학적인 원리를 넘어 그 자체가 지닌 강렬한 예술적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최초의 한글 꼴이자 오늘날 수많은 한글 서체의 바탕이 된 훈민정음 해례본의 판본체는 조형미의 진수를 보여 줍니다. 한글은 그 탄생에서부터 사람의 손과 붓, 그리고 먹이 만나 종이 위에서 꽃처럼 피어나며 그 아름다움을 우리가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게 해 주고 있는 것이지요. 사람이 손으로 쓴 글씨, 흔히 오늘날 캘리그래피라고 불리는 것은 한글의 아름다움을 더욱 극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이 되곤 합니다. 이 책 『한글 꽃이 피었습니다』는 한글 캘리그래피를 통해 한글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정신까지 만날 수 있게 해 주는 그림책입니다. 종이 위에 붓으로 쓴 한글 글씨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지지요.
손 글씨를 이용하여 구현하는 시각 예술의 일종인 캘리그래피는 1990년대 말부터 제품의 이름이나 책과 영화, 드라마의 제목 글씨 등에 쓰이면서 사람들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캘리그래피를 대중에게 널린 알린 캘리그래피 작가 강병인이 글과 글씨를 쓴 이 책은 붓으로 쓴 손 글씨를 통해 우리 한글이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꽃, 바람, 봄, 숲, 춤 등 아름답고 고운 우리말을 붓으로 힘차게 써 내려간 글씨는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겨우내 얼어 있던 땅을 뚫고 새싹들이 돋아나는 ‘봄’,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 뿌리와 잎사귀, 그리고 화려한 꽃봉오리까지 글자 그대로 꽃을 닮은 한글 ‘꽃’, 높은 산과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품은 ‘숲’,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는 글자 ‘춤’까지,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 글씨 속에 자연과 인간의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