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버지는 ‘남나비’입니다.
나비를 사랑하는 아버지. 나비만 보면 잡아서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어 사방에 나비 채를 세워 두시는 분입니다. 그렇게 보고 또 보고, 날아가는 모습과 꽃에 앉은 모습, 저마다의 크기와 색감을 살려 그린 그림은 아름답습니다. 손을 대기만 하면 팔랑팔랑 날갯짓을 할 것만 같은 나비들의 자태는 사진을 보는 듯 생생합니다. 저마다 원하는 방향으로, 또한 유연한 자세로 날고 앉는 나비들의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한 아버지의 그림은 경탄을 불러일으키지요. 그런 아버지를 보고 사람들의 의견은 저마다 다릅니다. 아버지의 이름 ‘남계우’를 바꿔 ‘남나비’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고, 나비 채를 들고 사방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혀를 쯧쯧 차는 사람도 있지요.
그런 아버지의 소문이 저 먼 곳, 청까지 닿았습니다. 청인이 생생한 나비 묘사로 유명한 아버지의 그림을 필요로 해 조선으로 찾아왔지요. 그에 덧붙여 아버지를 찾아온 도승지 어른은 아버지에게 화접도(꽃과 나비의 그림를 제대로 그려 내라며 호통까지 칩니다. 청인은 아버지의 그림에 어깃장을 놓느라 바쁘고, 외국에서 온 알렌 공사는 아버지의 그림을 관찰하며 아버지를 계속 쫓아다니기 일쑤인데······. 과연 아버지는 이번 나비 그림도 잘 그려 낼 수 있을까요? 과연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심혈을 기울여 잘하고 싶은 일
《나비 부자》에서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자 아버지인 ‘남계우’라는 인물을, 아들인 주원의 시선에서 지켜보는 서술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과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의 흐름이 솔직하게 나열되고 있지요. 주원은 ‘나비’라는 어찌 보면 흔한 대상을, 애정을 가지고 자세히 관찰하는 아버지의 끈기에 놀라기도 하고, 아버지가 보여 주는 관찰력에 본인의 부족함을 깨닫기도 하지요.
좋아하는 일에서 그치지 않고, 나의 온 정성을 기울여 어떤 일을 잘하고 싶어질 때 생기는 집중력과 섬세함은 장인 정신으로 이어집니다. 포기하고 싶거나 적당히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