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 현실이 되는 『우리도 한번 놀아 볼까?』
모두가 깊이 잠든 밤 텅 빈 길거리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집을 비웠다가 돌아왔을 때 물건들이 제자리에 있지 않고 미세하게 조금씩 움직인 것 같아 보일 때도 있다. ‘신호등이 말을 하지 않을까? 책들이 책장에서 마구 뛰어 내려 제멋대로 돌아다니지 않을까?’ 『우리도 한번 놀아 볼까?』는 누구나 한 번쯤 해 봤음직한 재미있는 상상을 현실 속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보여 준다. 미끄럼틀이 긴 몸으로 그네를 휘감고, 모래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등 막연히 상상해 보기만 했던 모습을 강렬하고 실감 나는 그림으로 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또 모래가 그네를 타면서 군데군데 떨어뜨린 모래 덩어리들이 작은 사람의 모습으로 책 곳곳에 숨어 있는 것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미끄럼틀을 처음 타 보는 그네의 감상이나 숨바꼭질을 하면서 술래 없이 모두 다 숨어버리기만 하는 등 놀이에 서툰 놀이기구들과 모래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공감을 이끌어 내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우리도 한번 놀아 볼까?』는 모래 놀이터를 찾아보기도 어렵거니와 놀이터에서 마음껏 소리 지르며 노는 시간도 모자란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함께하는 놀이의 재미, 무한히 상상하는 재미를 전하는 그림책이다.
현장감이 느껴지는 강렬하고 시원스러운 그림
『우리도 한번 놀아 볼까?』는 강렬하고 속도감 가득한 그림이 인상적이다. 모래가 비에 젖어 뭉친 몸으로 그네를 타는 장면이나 미끄럼틀이 그네를 휘감고 휙휙 도는 장면, 그네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장면, 모래 파기 시합 장면 등은 클로즈업해 크게 묘사함으로써 마치 눈앞에서 실제로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의성어나 의태어, 감탄사를 표현한 선이 굵고 거친 서체,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표현한 빗방울 하나하나에서도 비를 맞으며 신나게 노는 놀이기구들과 모래의 현장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비가 그친 뒤 놀이터로 돌아오는 아이들을 보고 부랴부랴 제자리로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