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미국의 전원 풍경
아트 라이프
웃음 짓는 죽음의 가방들
스파이크
젊은 미국인
최면에 걸린
교외의 로맨스, 다르기만 할 뿐인
비닐에 싸여
지옥에서 사랑 찾기
사람들은 높이 올라갔다가 아래로 내려간다
어둠의 이웃집
백열하는 섬광과 영계의 숏
어떤 것의 한 조각
최고로 행복한 해피엔딩
스튜디오에서
내 통나무는 황금으로 변하고 있다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필모그래피
전시회 연표
출처
주
사진 캡션과 크레디트
저자 소개
누구보다 파괴적인 이미지를 선보이는 예술가는
어떻게 자신의 삶을 이토록 사랑하게 되었는가?
데이비드 린치의 수많은 걸작 영화들은 이미 영화사의 일부로 아로새겨졌다. 당대에 컬트적인 작품으로 숭앙받았으며 이제는 명실상부한 걸작으로 인정받는 「이레이저 헤드」는 린치의 세계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고, 이후로 그는 수많은 문제작들(그러나 시간이 흘러 대부분 좋은 방향으로 재조명된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엘리펀트 맨」과 「블루 벨벳」, 「광란의 사랑」과 「멀홀랜드 드라이브」가 있었으며, TV 시리즈물의 미래를 바꾸어 놓은 걸작 「트윈 픽스」도 그의 손에서 태어났다. 그의 영화들은 기괴한 상상력과 불길한 에너지 속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이미지들과 소리들을 빚어냄으로써 다른 누구도 보여줄 수 없는 세계로 관객들을 데려갔다.
이런 독특한 감각 혹은 감수성을 지닌 예술가에게는 그 기이함의 원천에 대한 억측과 루머들이 따라붙게 마련이다. 그의 영화들이 보여주는 어둡고 뒤틀린 세계가 곧 린치라는 인간의 캐릭터와 연결되어 있는 게 아닐까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다. 낭만주의적인 예술가론이 아직도 득세하고 있는 대중들의 세계에서 ‘뒤틀린 천재’는 매혹적인 아이템으로 소비될 수 있다. 자신의 예술 작품이 보여준 그 기이한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예술 속에서 파멸한 인간은 좋은 상품 가치를 지닌다. 앞서 언급한 린치의 대표작들을 관람하고 나면, 이 사람이야말로 악몽과 미로 속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할 사람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린치의 삶을 담은 책 『꿈의 방』은 그 식상한 예술가론을 거부하면서 신선한 반전을 안겨준다. 절반은 린치와 관련된 사람들의 인터뷰로, 나머지 절반은 그에 대한 린치의 회고로 이루어진 이 특별한 전기 겸 회고록에 등장하는 ‘데이비드 린치’는 대체로 밝고 유쾌하며 기이할 정도로 긍정적인 사람이다. 그와 함께 영화 작업을 한 배우와 스태프들은 대부분 그를 좋아하게 된다. 린치와 단둘이 있으면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