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마침내 숨결을 허락한 긴장감 어린 텍스트
‘정치적인 것’에 대한 한나 아렌트의 마지막 인터뷰
독일 태생의 유대계 미국 정치이론가 한나 아렌트의 글은 철학과 정치에서 수없이 인용되지만 정작 그? 사상이 발원한 아렌트 자신은 선동가나 연설가 체질이 아니었다. 책보다 앞서 나서는 경우는 드물었고, 그 자신이 ‘공공 영역’의 중요성을 일깨웠음에도 모든 이즘(ism에 대해서, 즉 국가나 민족 혹은 특정 집합 단위로 주창되는 이데올로기 앞에서는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고 늘 냉철한 입장을 지켰다. 이를테면 한나 아렌트에게는 실리보다 그...
마침내 숨결을 허락한 긴장감 어린 텍스트
‘정치적인 것’에 대한 한나 아렌트의 마지막 인터뷰
독일 태생의 유대계 미국 정치이론가 한나 아렌트의 글은 철학과 정치에서 수없이 인용되지만 정작 그 사상이 발원한 아렌트 자신은 선동가나 연설가 체질이 아니었다. 책보다 앞서 나서는 경우는 드물었고, 그 자신이 ‘공공 영역’의 중요성을 일깨웠음에도 모든 이즘(ism에 대해서, 즉 국가나 민족 혹은 특정 집합 단위로 주창되는 이데올로기 앞에서는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고 늘 냉철한 입장을 지켰다. 이를테면 한나 아렌트에게는 실리보다 그에 대한 사유(思惟가, 달리 말하면 ‘정치’보다 ‘정치적인 것’이 중요했는데, 그것은 민족이든 이익이든 맹목을 강요하는 모든 것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뜻이었다.
사유한다는 말은 항상 비판적으로 생각한다는 뜻이고, 비판적으로 사유하는 것은 늘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는 거예요.
-179~180쪽
그렇기에 한나 아렌트의 궤적은 더더욱 학자로서의 지조를 방증하지만, 긴 맥락과 반어 등으로 긴장감을 띤 그의 텍스트들은 그 자체로, 그리고 인간 한나 아렌트에 관해서 많은 오해와 오독을 남겼다.
『한나 아렌트의 말』은 『수전 손택의 말』 『보르헤스의 말』에 이은, ‘말에 지성이 실린 책’의 세 번째 책이다. 시대를 풍미한 지성의 구술된 텍스트에서 고유한 현장감과 깊이 있는 사유를 읽는 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