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사회에 꼭 필요한 배려와 공감의 가치를 일깨우는 세 편의 이야기를 담은 고학년 동화집. 병원과 학교, 집에서 저마다의 고민이 생긴 세 명의 주인공이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답답했던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발랄하게 담아냈다. 8인실 병실에서 양심 없는 행동을 일삼는 옆자리의 ‘저팔계 가족’을 보고 자신 역시 배려가 부족했음을 되돌아보는 <저팔계 가족>, 우연히 목격한 사고를 모른 척하려던 참에 자신이 목격자가 필요한 상황에 처하면서 양심을 되찾고 용기를 내는 <목격자를 찾습니다>, 툭하면 다투는 엄마와 할머니를 사춘기로 단정 지었지만 엄마와 할머니의 속사정에 공감하면서 가족의 화합을 위해 애쓰는 <사춘기 엄마>.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고 부딪치는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건들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문제들과 꼭 닮았다. 이야기는 경쾌하게 전개되지만, 우리 사회의 단면을 비추고 있기에 사회의 구성원인 우리들의 모습 또한 돌아보게 한다.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 배려와 공감
이 세상은 서로 다른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로 이루어져 있다. 사회를 이루는 기본 단위인 가족 역시 더불어 살아가는 작은 공동체이다.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기에 모든 공동체에서는 갈등과 문제가 생겨나곤 한다. 더군다나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살아가는 오늘날은 겉모습만으로 쉽게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곤경에 빠진 사람을 모른 척하기 쉬운 세상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관심과 배려 없이 혼자서만 잘살 수는 없다. 《주병국 주방장》을 비롯한 여러 작품을 통해 오늘날의 사회 속에서 아이들이 겪는 고민을 생생하고 경쾌하게 그려내 온 정연철 작가는 병원의 8인실에서 지냈던 경험에서 이번 동화집의 주제를 찾았다.
왜 상식이 통하지 않을까. 배려와 양심과 공감이 없는 사회는 병들기 마련이에요. 겉은 멀쩡해 보여도 속으로 벌써 곪아 들어 가고 있을지도 몰라요. 병원뿐만 아니라 아파트, 회사, 공원, 카페, 식당, 영화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