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과의 만남을 통해 두려움을 깨쳐 나가는 한 소녀의 성장담
《달님을 위하여》는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는 게 두려운 한 아이가 달과 함께 하룻밤 여행을 하며 용기를 얻어 가는 과정을 서정적으로 그려 낸 그림책이에요. 해리엇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 연주를 듣는 모습을 상상할 때면, 딱딱하고 경직된 모습을 한 펭귄들이 한데 모여 해리엇을 노려보는 것만 같아요. 남 앞에 나서서 무언가를 해야 할 때면 누구든 이런 두려움과 떨림을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 해리엇은 자기가 첼로 연주할 때 어느 누구도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완벽한 공간을 상상으로 만들어 내요. 그리고 그곳에서만 연주를 하려고 하지요.
하지만 해리엇의 예기치 않은 실수로 만나게 된 달님과 하룻밤을 보내며 해리엇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달님은 가끔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며 강물의 비친 달빛을 바라보기도 하지만, 하늘 위에서 달빛을 비추며 다른 이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목숨을 구하는 데 보탬이 됩니다. 해리엇은 달님이 달빛을 나누어 줬던 것처럼, 달님을 위해 자기가 가진 것을 내어놓으며 모자와 배를 구해 줍니다. 완벽하게 혼자인 상태를 원했던 해리엇의 마음에 누군가와 만나거나 나누는 것이 좋을 수 있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스미게 되는 것이지요.
하늘 위로 같이 올라가 첼로 연주를 해 달라는 달님의 부탁에, 또다시 해리엇은 손바닥에 땀이 나고 얼굴이 붉어집니다. 하지만,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조금씩 변화하는 해리엇의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사람들 앞에 나서는 두려움 역시 깨치고 해리엇의 방식대로 용기를 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듭니다. 해리엇처럼 남 앞에서 무언가를 하는 걸 힘들어하는 어린이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을 보는 동안 해리엇과 같이 마음이 쑥쑥 커 나가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될 거예요.
섬세하고 서정적인 정서를 따뜻하고 차분한 색감의 손그림으로 담아낸 작가 에린 E. 스테드
이 책을 그린 에린 E. 스테드는 전작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로 201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