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계단
뒤 돌아보기 / 진짜 멋 부린 놈 / 도미노 / 털어내기 / 책갈피 / 풀지 못한 수수께끼 / 소나기·1 / 그림자 / 블랙홀 / 손 / 계단 / 하양이 / 겨울 배꽃 / 생각 / 도깨비 바늘 / 경로탐색을 중지합니다
제2부 내일이면 달라질 거야
스마트폰은 알고 있다 / 신발장 / 장마 / 볼록볼록 / 요즘 교실 / 젓가락과 나 / 마구 / 반죽 / 겨울산 / 주문이 통한 날 / 내일이면 달라질 거야 / 안경 / 의자는 잠 약
제3부 지구본 택배
난민 / 지구본 택배 / 재개발 동네 / 출석 부르기 / 다리 / 계곡물 / 돌고 돈다 / 달맞이꽃 / 아픈 봄 / 야망 / 미래 우주 통신 / 요즘 매미들 / 지구는 돈다 / 하얗기는 하얀데 / 한글
제4부 시간보고서
시간보고서 / 그 지우개는 / 웃고 있는 그림자 / 변덕쟁이 아냐, 됐어? / 쉬 할 시간은 있나요? / 신이다 / 천하장사라도 / 수평선 / 천사대교 / 카톡 / 두 개의 함박눈 / 가을하늘 / 내 귀는 밝다 / 소나기·2 / 벼슬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일상의 깨뜨림, 삐딱함의 재미_이정석
삐딱한 시선으로 일상의 의미를 되짚어 내는 동시들!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10번째 동시집 『지구본 택배』가 출간되었다.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달을 타고 온 동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달이 그린 수채화」로 당선된 이래 한국아동문학상, 송순문학상, 광주일보문학상, 대한아동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수상해온 윤삼현 동시인의 신작 동시집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지구본 택배』를 찬찬히 살펴보자. 먼저 1부에서는 「뒤돌아보기」「진짜 멋 부린 놈」「풀지 못한 수수께끼」「하양이」「도깨비 바늘」처럼 순수 동심의 발랄함을 보여주는 작품과 「도미노」「털어 내기」 등과 같이 정직성을 살린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뒤돌아보기」는 독자가 책장을 열자마자 처음 만나게 될 작품이며, 시인이 머리말에서 “뒤에도 눈이 달리면 좋”은 이유를 언급한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무척 중요한 작품으로 보인다.
골목길을 걸을 때
습관적으로 뒤를 돌아본다
어쩌면
강아지 한 마리
쫄랑쫄랑 내 뒤를 따라올지 모르니까
눈이 마주치면 씨익 웃어 줄 거다
친구랑 헤어져 집으로 향하다가
마음이 당겨 뒤를 돌아본다
그때
친구도 그 자리 우뚝 서서
내 뒷모습 지켜보고 있을지 몰라
눈 마주치면 찡긋 웃어 줄 거다.
―「뒤돌아보기」 전문
우리는 언제나 앞만 보며 달려가는 삶을 살고 있다. 부지런히 앞으로 뛰어가도 부족할 시간에 뒤를 돌아본다는 건 사치인 것처럼 느껴진다. ‘빨리빨리’를 외치며 서둘러 일과를 수행해야 하는 삶은 어린이라고 비껴가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시인은 ‘뒤돌아보기’라는 행위의 중요함을 두 가지 상황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내 뒤를 따라오는 낯선 강아지와 눈이 마주칠 수도 있는 상황은 강아지 말고도 다른 존재들로 대체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내가 앞만 보고 달려가느라 보지 못한 풀, 꽃을 비롯한 식물과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여러 동물들, 그리고 내 주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