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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외톨이 왕
저자 임수현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19-11-14
정가 11,500원
ISBN 9788954658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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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 고양이 꼬리를 살살 풀었어
메아리 10 지렁이를 부탁해 12 보름달 14
눈 빨간 16 퐁당퐁당 도토리 18 달려라 소파 20
고양이 뜨개질 22 겨울밤 24 여름 캠프 26

제2부 | 오늘은 잘 수 없어
코가 점점 30 시험 전날 32 10초 고양이 34
이게뭐야할머니 36 상상사전1 38 내가 아주 작았을 때 40
할아버지가방에주무시다 42 모서리 아이 44
지구를 굴리는 축구공 46 커다란 개미 발바닥 48

제3부 | 외톨이야, 하고 부르면
흰 실로 짠 검지손가락 52 쾅! 54 파자마 파티 56
풀밭 위를 엉금엉금 58 넝쿨식물이 된 아빠 60
노란 대문 62 외톨이 왕 64 왜 그래? 66 집으로 가는 길 68
눈먼 할머니를 부르면 70 셔틀콕 찾기 72

제4부 | 짝짝이 귀 토끼야
난 전생에 꿀벌이었을 거야 76 비틀비틀 커다란 곰 78
누가 나 좀 도와줘 80 상상사전2 82 상상사전3 84
동글동글 86 뭉게뭉게 구름 토끼 88
아빠가방에들어가신다 90 파도 92 봄 94

해설 | 이안 98
원래는 뭐였는데요?
고양이였어 얼룩 고양이

고양이가
내 새끼발가락을 살살 잡아당기지 뭐야

올이 풀리더니 복숭아뼈가 풀리고 무릎이 풀리고 배꼽이 풀리더니 까르르
웃음소리도 풀려 버렸어

고양이는
동그란 실뭉치를
돌돌 굴리며 다시 나를 뜨기 시작했어
-「고양이 뜨개질」 중에서

고양이가 살살 풀었다가 돌돌 뭉친 뒤에 다시 뜬 ‘나’는, 그전의 나와 같은 존재일까 다른 존재일까. 길어졌다 짧아지는 코(「코가 점점」, 바짝 말랐다 살아나는 지렁이(「지렁이를 부탁해」, 가죽처럼 질긴 울음소리와 다리를 숨기고 있던 물소(「달려라 소파」, 지느러미가 나오고 물고기가 될 때까지, 삼십 년 아니 오십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시간을 눈을 감고 기다리는 작은 도토리(「퐁당퐁당 도토리」. 동시집 곳곳에는 물리적인 질서와 무관하게 모습을 바꾸는 존재들이 등장한다. 맨발에 작살로 사냥을 하던 때로부터 지금까지 아득한 시간을 가로질러, 사바나 초원에서 도시 어느 거실까지 광활한 공간을 달려 눈앞에 맞닥뜨린 존재들은 강렬한 만남의 쾌감을 선사한다. 동시에 내가 어디로부터 왔는지에 대해 상상하게 한다.

메아리는 아주 작고 귀엽게 생겼더래요
갈래머리를 하고 땡땡이 반바지를 입고 있더래요

작은 새가 전한다. 메아리를 본 적이 있는데 아주 작고 귀엽게 생겼더라고. 갈래머리를 하고 땡땡이 반바지를 입고 있더라고. 작은 새의 깃털 같이 가볍고 작은 목소리를 알아들은 뒤에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이 아이는 어디에서 왔을까.

새싹처럼 돋아난 손가락을
입 속에 넣어 보고 요리조리 빨아 봤어
아, 짭짤해

멀리서 배꼽을 타고
접시를 닦으며 흥얼거리는
엄마의 노랫소리

발을 동동 구르며 헤엄쳐
바다 저 밑

알록달록 산호초 사이
예쁜 눈을 주웠지
돌 틈에서 빨간 심장도 얻어 왔어
―「내가 아주 작았을 때」 중에서

아이는 놀랍게도 자신이 기원에 대해 노래한다. 손가락을 빨아 보며 놀고, 예쁜 눈과 빨간 심장을 주워 스스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