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늙어감에 대하여 (유한성의 철학
저자 오도 마르크바르트
출판사 그린비
출판일 2019-05-10
정가 12,000원
ISBN 9788976824929
수량

편집자 서문
우연의 인정
시민성 거부의 거부: 1945년에 대한 한 철학자의 비평
시간과 유한성
이성과 유머: ‘그래야만 해’에 대한 ‘그렇지’의 승리에 대하여
미래가 줄어드는 생애 구간에 대하여
늙음 ― 목표라기보다는 끝: 오도 마르크바르트와 프란츠 요제프 베츠의 대화
오도 마르크바르트 연보
출판물
옮긴이 후기
찾아보기
키케로와 쇼펜하우어를 넘어
노년의 삶과 죽음을 생각한다

철학이란 본래 인간의 자기 자신에 대한 사유이다. 자기 자신, 자기를 둘러싼 세계,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살아감이 바로 철학의 주제였다. 이점에서 철학은 전문적인 학문이라기보다는 자기 삶을 반추하면서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늙어감에 대하여』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던 철학자 오도 마르크바르트가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해 회상하고, 자신의 늙어감과 죽음에 대한 사유를 펼치는 책으로, 강연과 인터뷰를 모았다는 점에서 대중과의 소통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중과 소통하면서도 마르크바르트는 엄밀한 개념 사유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철학자로서 자신이 한평생 무엇을 대상으로 철학을 해왔는지를 밝힌다. 그의 철학의 대상은 오로지 자신의 삶이었으며, 그가 마지막으로 천착한 대상은 바로 자신이 직면한 ‘늙음’과 ‘죽음’이라는 사태였다.

‘늙음’이라는 사태에 놓인 인간을 향한 담담한 시선

점차 고령화되어 가는 한국 사회에서 이 책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늙음’이라는 주제는 이미 한국 사회의 화두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더 이상 장수는 축복이 아니고, ‘늙음’은 그저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만 인식될 뿐이다. 사람의 가치를 오로지 쓸모와 효용성으로 재단하는 세상에서 무엇도 생산할 수 없는 늙은이는 혐오와 배제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경제적, 정치적인 관점에서 ‘늙음’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만 바라보다 보니, 정작 ‘늙음’이라는 사태에 놓인 인간을 시선에서 놓치기 일쑤다. ‘늙음’은 우리 모두가 거쳐야 할 과정이며, 단기간에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늙음’이라는 사태를 편향적으로만 바라보는 한국 사회는 ‘혁신’의 가치를 절대화한다. ‘혁신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려난다’는 논리는 한국 사회를 이끌어 온 동력이다. ‘혁신’은 항상 현재이며, 현재를 가능케 한 과거를 부정적인 것으로만 간주한다.
하지만 미래는 항상 과거로부터 온다. 과거를 부정하면 미래는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