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밤마다 악어를 찾아가는 아이의 이야기
아이는 밤이 되면 혼자서 장화를 챙겨 신고, 머리에 손전등이 달린 보호모를 쓰고, 한 손에는 양동이를, 다른 손에는 커다란 나무 막대기와 자루를 들고 계단을 내려갑니다. 집 아래 으슥한 곳으로 향하는 아이의 발걸음은 사뭇 비장합니다. 아이의 집 아래에는 커다란 악어가 살고 있거든요. 악어가 어쩌다 그곳에 살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악어와 아이는 그렇게 어쩌다 아래위 층에 사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아이가 내려오자 아이를 무섭게 노려보던 악어는 곧 입을 쩍 벌립니다. 아이는 익숙한 듯 자루에서 얼른 기다란 나무 막대를 꺼내어 위턱과 아래턱 사이에 끼운 다음, 자기 키만 한 이쑤시개로 악어 이빨 사이에 낀 찌꺼기를 쑥쑥 쑥쑥 파내고, 손전등을 요리조리 비춰가며 꼼꼼하게 칫솔로 이빨을 닦기 시작합니다. 기다란 칫솔로 윗이빨 사이도 싹싹 닦고, 아랫이빨 사이도 싹싹 닦고, 이빨 바깥쪽까지 깨끗이 닦아줍니다. 아이가 이빨을 모두 닦고 악어의 입안에 양동이로 물을 확 뿌리면 악어가 와그르르 와그르르 하고 입을 헹구지요.
두려움을 이겨내고, 문제를 해결하며
스스로 배려심과 책임감을 길러요
아이는 밤, 지하 공간, 악어 등 두려움과 무서움을 느끼게 하는 것들을 침착하게 극복해내면서 어쩌다 자기 집 아래 살게 된 악어를 염려하며 매일 밤 찾아가 보살핍니다. 아이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악어가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막대를 끼워 놓고, 재빨리 악어에게 양치를 시켜줍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아 불편한 악어가 혀를 움직이자 냉큼 커다란 집게로 혀를 말아 고정시켜 놓기도 하고요. 목구멍에서 침 삼키는 소리가 울리고, 당장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처럼 악어 숨소리가 거칠어지지만, 아이는 두려워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기특하게도 침착하게 할 일을 마치지요.
재채기를 하는 악어에게 마스크까지 씌워 주고, 집으로 돌아와 스스로 양치질을 하고는 잠자리에 드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저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