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에게 배우다
하나도 비슷한 게 없는 두 할머니들의 해법은 바로 ‘따로 또 같이’. 취향을 억지로 맞추기보다, 다른 것은 다른 것대로 인정하고,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은 함께 하는 것.
칠십 년도 더 오래 산 할머니들이 자기들처럼 다투기도 하고 삐치기도 하고 그러다 화해하는 모습은 준희와 친구들에게 매우 새롭다. 할머니들이 찾은 해법은, 친구 관계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준희와 친구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준다.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인정해 주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함께 하는 관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
따로 또 같이 하는 법을 배웠다고 갈등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할머니들 사이에서는 이혼 문제로, 준희와 친구들 사이에서는 한 부모 가정에 대한 시선 때문에 갈등이 폭발한다. 의도했던 아니던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면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진심 어린 사과뿐이다. 이혼하고 준희네를 찾아온 고모의 상처를 끌어안으며 두 할머니는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준희는 자신이 민주에게 준 상처를 깨닫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사과한다. 할머니들을 통해 준희는 진심으로 사과하는 법을 배운다.
외할머니, 엄마, 그리고 딸
젊은 시절 이혼을 한 준희네 외할머니는 둘째 딸 준희 엄마를 일하는 여성, 전문직 여성으로 자리잡도록 돕기 위해 외손녀와 외손주를 극진히 키운다. 바쁘게 일하는 엄마를 둔 준희는 어렸을 적 엄마가 유치원이나 학교 학예회에 오는 걸 상상하지 못한다. 그 자리는 늘 외할머니가 채워 주셨다. 준희는 일하는 엄마를 존중하긴 하지만, 늘 섭섭하고 외로운 마음이 한구석에 자리한 채, 그걸 몰라주는 엄마가 야속할 때가 있다. 준희에게 일하는 엄마는 외할머니보다 더 “좋은 엄마”는 아니다. 준희는 자신이 커서 아이를 낳으면 제 손으로 키우고, 아이가 쓸쓸하지 않게 곁에 있겠다고 생각한다.
남찬숙 작가의 따뜻한 시선, 우리들은 모두 주인공!
남찬숙 작가는 말한다. 우리들은 모두 주인공이라고. 어르신들 역시 어르신들 시간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