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담장
작가 키아라 메잘라마는 말한다. 세상에는 곳곳에 담장이 많다고. 살다 보면 다양한 곳에서 편견을 맞닥뜨리게 된다. 가치의 문제에서 시작해 외모와 피부색, 상대가 놓인 환경까지, 나와 다름에서 시작된 벽 쌓기는 한 번 시작되고 나면 무너뜨리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상황은 더욱 특수하다. 보이지 않는 편견의 벽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나라와 사람들과 생각을 가르고 있는 휴전선을 눈앞에서 바라보고 있으니 말이다. 키아라와 마수드가 만난 ‘안팎정원’은 DMZ가 아닐까? 오래 전에 버려졌고, ‘안’은 안전한데 담장 너머 ‘밖’은 치열한 갈등과 전쟁 중인 야생의 정원 말이다. 안팎정원 안에서 두 아이가 친구가 되는 방법도 상징적이다. 이 둘은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아름답게 꾸미며 상상 놀이를 한다. 오랫동안 쌓아온 두터운 벽을 넘나들 수 있는 것은, 지식도 논리도 생각도 아닌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놀이인 것이다.
2018년 소르시에르 상 및 프랑스 교육부 참고 도서 선정
담장을 뛰어넘고 친구가 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안팎정원>>은 2018년에 소르시에르 상 및 생텍쥐페리 상, 크레티앵 드 트루아 상을 수상했고, 프랑스 교육부의 참고 도서로도 선정되었다. 주제와 내용뿐만 아니라 독특한 구성과 아름다운 그림 역시 이 책을 돋보이게 해 준다. 이국적인 패턴이나 무늬를 사용하여 그림의 아름다움을 살렸고 대비되는 색깔로 안과 밖의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그림책이자 그래픽 노블 같은 구성 역시 독자에게 즐거움을 안길 것이다. 그림과 글을 틀 안에 넣어 안과 밖을 시각적으로 가르다가, 안과 밖이 만나고 갈등을 일으키는 부분에서는 안과 밖이란 글자 위치를 바꾸어 놓아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