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1장 사랑이 깃든 고대의 심장
2장 심장에서 나온 아랍의 노래들
3장 하트 아이콘의 원조들
4장 심장에서 우러난 프랑스와 독일의 노래들
5장 심장의 로맨스
6장 예수와 심장을 나누다
7장 이탈리아화된 심장, 카리타스
8장 하트 아이콘의 탄생
9장 심장을 분리하여 매장하기
10장 심장의 독립
11장 큐피드의 귀환
12장 종교개혁과 반종교개혁
13장 셰익스피어가 들여다본 심장의 비밀
14장 심장과 뇌
15장 여성적 심장의 등장
16장 대중문화에서의 하트
17장 하트와 손
18장 낭만주의, 또는 심장의 지배
19장 밸런타인
20장 I♥U
감사의 글
참고 문헌
미주
사랑의 역사History of Love가 깃든 심장Heart
인간이 심장과 사랑을 연관 지은 초기적 형태는 심장을 영혼의 보금자리로 여긴 고대 이집트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본격적으로는 그리스.로마 시대에 여러 예술작품을 통해 하트 문화가 선보여진다. 당시에는 단순한 은유가 아니라 과학적 사실로써 심장이 사랑과 감정을 주관한다는 생각도 많았다(결혼반지를 약지에 끼우는 풍습도 이때 ‘과학적’으로 생겨난다. 사랑과 ‘하트’ 문화가 본격적으로 꽃피는 것은 12~13세기다. 트루바두르(프랑스 음유시인들은 ‘핀 아모르(궁정연애’를 노래하며 “관능적이고 열렬한 사랑”을 노래한다. 그것이 비록 실제 현실과는 달랐을지 몰라도, 사람들이 즐기는 ‘사랑 문화’는 이때부터 ‘신분’을 가리지 않고 널리 유행한다. 로맨스라는 말이 생겨나고 아벨라르와 엘로이즈, 트리스탄과 이졸데 같은 ‘전설적인 사랑’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다. 종교적 범주의 사랑 문화도 꽃핀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예수의 심장에 초점을 맞춰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이는 종교개혁 시기까지 꾸준히 이어진다. 당시 예수성심과 성모성심에 대한 사랑은 세속의 육체적인 사랑과 대립하는 관계였다. 이탈리아의 ‘카리타스’는 이를 절충해보려는 시도이자 시각적인 하트 도상의 기원을 이룬다. 14세기에 비로소 두 잎의 대칭형 심장 모양의 ‘하트 아이콘’이 사랑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형태로 이탈리아, 프랑스, 플랑드르 화가들의 집단적인 발명을 통해 역사에 등장한다.
하트 상징의 훼방꾼들: 신화, 감정, 과학, 성차별
하지만 사랑을 상징하는 대표적 은유로 하트가 자리 잡는 일이 순탄히 이뤄진 것은 아니다. 신화 속의 존재들, 특히 큐피드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대중 속에서 사랑을 상징하는 대표 이미지 지위를 놓고 하트 아이콘과 끈질기게 경합했다. 또한 15~16세기 종교개혁과 반종교개혁, 셰익스피어를 거치면서 하트는 사랑뿐만 아니라 종교와 세속을 아우르는 인간의 모든 감정의 처소로 쓰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