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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고대 신화부터 현대 빅데이터까지
저자 김태권
출판사 한겨레출판
출판일 2019-10-28
정가 15,500원
ISBN 979116040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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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서문을 대신하여

1장 먹느냐 먹히느냐
- 소를 먹고 소가 된 오디세우스의 동료들
- 소인 줄 알고 가족을 잡아먹은 이야기
- 말고기를 먹는 사람과 말에게 먹히는 사람
- 천둥의 신 토르와 조선시대의 엽기 떡국
- 자기 발을 잘라 파는 족발집 돼지 사장님
- 부댕과 순대로 피 한 방울 남김없이
- 아빠와 아이가 사이좋게 먹은 닭과 달걀
- 《피터 래빗 이야기》의 고기파이와 《수호전》의 고기만두
- 사람을 먹는 사람과 그 이야기를 즐기는 사람
- 양명학에서 말하는 ‘미꾸라지의 인 (仁 ’
- 사람고기를 먹지 않던 옛날 좀비
- “새우 아야, 아야!”

2장 육식의 역사와 문화
- 송나라 시인 소동파의 복어와 돼지
-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유대교와 이슬람교
- 금요일 때문에 생선이 된 기독교의 비버
- 무슬림 이웃에게 “라마단 무바라크”
- 스님은 왜 고기를 드시지 않나요
- 메디치 가문과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
- 닭의 간만 먹고 만든 〈다비드〉상
- ‘회를 싫어하지 않았다’는 공자

3장 모더니티와 고기고기
- 조선의 근대화와 홍종우의 프랑스 요리
- 근대 화학과 1920년대 평양냉면의 인기
- 전쟁의 기억, 영국의 스팸과 한국의 부대찌개
- 중국의 공산혁명과 두 가지 매운맛
- 쌀국수 포와 분짜에 담긴 20세기 냉전의 역사
- 케밥과 캅살롱 그리고 이민의 시대
- 모더니티와 바비큐의 정치학

4장 부자의 식탁, 빈자의 식탁
- 로마시대의 서민이 먹던 패스트푸드
- ‘비프’와 ‘포크’, 영어단어에 숨은 계급의 역사
- 서민의 식탁으로 쫓겨난 소스와 MSG
- 마파두부로 몸을 녹이는 중국의
“내가 누군가를 죽이고 그 살을 먹는다는 사실을 먹는 내내 자각하는 것,
이것이 나의 ‘육식의 모럴’, 목숨을 잃은 동물에 대한 예의입니다”


“고기를 먹으면서도 왜 고기 먹는 게 불편할까?”라는 물음에서 책을 써 내려간 저자는 고기를 먹는 사람 사이에도 서로 다른 ‘육식의 모럴’이 존재함을 알게 된다. 통으로 구워진 닭을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잘게 썰린 오징어 회를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닭을 통으로 굽든, 오징어를 잘게 썰든, 이 모두는 바로 남의 살이라는 사실. 저자는 도리어 육식은 남의 살을 빼앗는 일이라는 근본적인 사실을 상기한다.

1장 <먹느냐 먹히느냐>에서는 동서양의 옛이야기와 고전 작품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버르집는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와 조선 후기 민화집 <파를 심은 사람들>에는 사람이 동물(혹은 거인에게 잡아먹히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를 통해 인간과 동물의 먹고 먹히는 관계가 언제든 역전될 수 있으며, 생명을 빼앗는 일은 함부로 다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간 또한 언제든 죽임(잡아먹힘을 당할 수 있다는 막연한 공포를 이야기로 지어내, 살을 내주는 생명의 귀함을 깨닫게 하는 옛사람들의 지혜가 대단하다. 김태권 작가가 이번 책에 그려넣은 그림 대부분이 ‘동물의 인간 형상화’인 건 바로 먹고 먹히는 관계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는, 이들 신화와 민담집에 착안하여 그렸기 때문이다.

2장 <육식의 역사와 문화>에서는 역사 속 인물이 좋아했던 고기 요리를 통해 당시의 육식 문화를 돌아본다. 《논어》를 보면 공자는 잘게 썬 ‘이것’을 싫어하지 않았다는데, 오늘날도 사랑받는 이 요리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탈리아 피렌체에서는 메디치 가문이 스테이크로 민심을 샀다는데 진짜일까? 한편 피렌체의 고기 요리도 못 먹을 만큼 스트레스를 받으며 <다비드>상을 만들던 미켈란젤로는 오로지 ‘이것’만 먹었다고 한다. 덕분에 방귀 냄새가 지독했을 것이라는 후문. 이 장에서는 다양한 종교에서 허용하거나 금지하는 ‘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