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자기만의 방’이 있나요?
저마다의 시간을 버텨 내는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 《그녀들의 방》
독립하지 못한 세 딸을 거두고 있는 엄마,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채 집과 도서관을 오가는 첫째,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만화가를 꿈꾸는 둘째, 지방 대학을 다니며 졸업을 앞두고 다시 휴학해야 하는 셋째. 그녀들의 방은 다세대주택 반지하 집이다. 집으로 내려가려면 여덟 개의 계단을 지나야 한다. 지하 셋방은 가난이 먼지처럼 두껍게 내려앉아 있는 듯하다.
저마다 다른 나이의 네 여자는 졸업, 취업, 연애, 결혼, 실직과 같은 삶의 위기를 겪는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좌절하고 고민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가족’이라는 연결 고리로 한데 모인다. 단편마다 화자가 바뀌면서 자기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기도 하고 또는 자기의 시선으로 바라본 식구들을 묘사하면서 가족의 속살을 섬세하게 그려 낸다. 함께 살면서도 식구들 앞에서 쉽게 말할 수 없는 숨겨진 감정들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네 식구는 자기 앞에 닥친 삶의 위기 앞에서 좌절하고 체념하기도 하지만,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과 삶의 의미를 발견해 간다. 어쩌면 네 식구가 마주하는 삶의 위기는 지금을 살아가는 청춘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그녀들의 방》은 제자리에 서서 계속 같은 원만 그리고 있는 건 아닌지, 파도에 휩쓸리는 수많은 모래알 중 하나가 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며 자신의 시간을 꿋꿋이 버텨 내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책이다.
잠깐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면 어딘가에서 신기루처럼 보였다가 사라지는 반짝임을 볼 수 있다.
이제는 그 작은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차가운 계절을 걷는 누군가에게도 이 ‘작은 반짝임’을 전하고 싶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여덟 편의 이야기로 풀어낸 네 여자, 한 가족의 이야기
<엄마의 제사>는 5년 전 아버지와 이혼했지만 한 해에 여덟 번이나 되는 제사를 계속해서 지내는 엄마의 이야기다. 이혼한 아빠도, 아빠의